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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2/08/04 유럽 배낭 여행 27일째

27. Netherland - Varsseveld, Amsterdam (27일째, 2002년 8월 4일 일요일)

Munchen 에서 Amsterdam 으로 가는 열차는 정말 최악이었다. Compartment 에 앉았는데 잘못 앉는 바람에 흡연석에 앉게 되어서 밤새도록 숨막히는 고통을 당해야만 했다. 주말이라 사람도 많고 구간은 또 왜 그렇게 긴지.

Varsseveld, Hiddink Town (★★★★★)

Varsseveld 로 가려면 Arnhem 에서 Varsseveld 가는 2량짜리 열차로 갈아 타야 한다. Arnhem 은 독일에서 Amsterdam 으로 가는 중간에 있는 철도 역이다. 평소엔 30분마다 다닌다는데 주말에는 한 시간에 한 대만 있다고 한다. 다행히 시간을 잘 맞춰서 놓치지 않고 “히딩크 마을” 에 도착 했다.



Varsseveld 는 전혀 유명하지 않은 Netherland 의 시골 마을이다. 적어도 우리의 영웅 Hiddink 가 대한민국을 월드컵 4강에 올려놓기 전 까지는 말이다. Varsseveld 역에 내려서 보니까 역시 그저 작은 시골 마을일 뿐이었다. 역무원도 한 명 없는 간이 역이었고 표 자동 판매기 한대만이 맞아 주었다. 아주머니가 운행하는 작은 버스 한 대가 역 앞에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말이 버스지 승합차 수준이었다. 하지만 한국인을 그렇게 반갑게 맞아주는 곳은 유럽 여행 중 처음 느끼는 감동이었다. 자전거 타고 지나가는 청년, 개 끌고 지나가는 아저씨, 차 타고 지나가는 가족들 모두 손을 흔들어 주었다.





Varsseveld 는 너무 작은 동네라서 역 앞으로 난 Spoorstraat 라는 길만 따라가면 모든 것을 다 볼 수 있다. “히딩크가 태어난 집” 은 현재 다른 사람이 살고 있는데, 한글로 된 안내문이 제일 위에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어디를 찾아봐도 일본어 안내문은 하나도 안보인다. 유럽에 이런 곳이 있다니.

또 Netherland 국기의 빨강, 파랑 색깔과 태극기의 태극 문양의 색깔이 일치한다는 것에 착안해 여기저기 만들어져 있는 국기도 재미있었다. 아무래도 이 동네 이장님이 똑똑한가 보다. 거의 모든 건물에 태극기가 걸려 있고 한글로 설명이 되어 있는 곳도 많이 보인다. 히딩크 감독이 자주 갔다는 술집은 TV에서 보던 그대로였다. “우리는 guus 을 사랑한다” 는 맞춤법 틀린 간판도 재미있는 볼거리이다.





주일을 맞이하여 마을 사람들이 모두 술집 앞에 있는 교회로 갔나 보다. 마을은 썰렁하고 교회에서는 노래가 울려 퍼진다. 교회 뒤에는 히딩크 감독의 이름을 따라 지었다는 Hiddinkdijk 라는 거리 이정표도 풍차 배경과 함께 만날 수 있다. 이 풍차가 Netherland 에서 본 유일한 풍차였다.





여기를 돌아보니 그 동안 쌓인 피로와 안 좋았던 기억들이 다 풀린다. 어딜 가나 이런 곳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마지막으로 여기를 방문하게 된 것이 어쩌면 다행인지도 모른다. 히딩크 마을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시 Arnhem 으로 돌아와 열차를 갈아 타고 Amsterdam 에 도착하니 비가 내렸다. 아니 폭우가 내리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시내 구경을 하고 싶었는데, 호텔로 먼저 가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

비가 그치고 시내에 가서 자전거를 빌려 타고 운하를 누비며 여행을 하려고 했으나, 자전거 대여 시간이 끝났다고 내일 오라고 한다. 내일은 집에 가는 날인데. 지나가는 아저씨가 나보고 자기는 표 안 쓴다고 수상버스 표를 사라고 한다. 나는 “No, Thank You” 하면서 그냥 가려고 했는데 아저씨가 “It’s Free” 하는 것이다. 표를 사라는 것이 아니라 그냥 주려고 하는 것이었다. 다시 “Yes, Thank You” 하면서 표를 받았다. 참 고마운 아저씨네.



수상 버스를 타는데 다시 비가 내리는 것이다. 자전거 안타길 정말 잘 했다. 그 아저씨는 천사가 아닐까? 이 동네에는 물 위에 떠 있는 집들이 많다. 바다를 메워 땅을 만든 나라니까 물에 익숙한가 보다.



Anne Frank House (★★★★☆)

배를 타고 Anne 의 집에 내렸다. 세계 대전 당시 유태인 이라는 이유로 잡혀가지 않기 위해 집에 숨어 있던 그녀의 심정과 생활을 매일 일기로 남긴 그녀의 기록 정신은 정말 본받을만하다. 나도 그녀를 따라 이렇게 내가 보고 느낀 것을 기록하여 홈페이지에 올려놓는다. 비가 계속 내려서 다른 곳은 더 보지 못하고 호텔로 돌아와야만 했다.

Amsterdam 은 매춘, 낙태가 합법화 되어 있다고 한다. 그리고 마약 거래가 이루어지는 장면도 쉽게 볼 수 있는 곳이었다. 한편으로는 무섭기도 했지만, 오히려 모든걸 드러내고 숨기지 않는 이들의 삶이 더 깨끗해 보인다고도 생각했다. 우리나라에서 보이지 않게 이루어지고 있는 성폭력, 낙태, 마약, 문제가 되고 있는 정치적, 경제적 비리를 생각해보면 이들이 부럽기도 하다.

Anne Frank House 입장료: 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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