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재단 이사장이라는 입장에서는 우리가 의지할 곳은 과학 뿐이라고 한다.
남의 눈, 남의 판단으로 하더라도 ... 우리가 의지할 곳은 과학 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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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관과 비관이 뒤섞인 나라
[속보, IT] 2003년 10월 07일 (화) 19:21
[한겨레] 우리가 의지할 곳은 과학뿐 우리는 지금 잘 사는 걸까 못사는 걸까, 잘 산다면 얼마나 잘 살고, 못산다면 얼마나 못사는 것일까, 도무지 판단이 서지를 않는다. 내가 나의 형편과 위상을 제대로 자각하지 못하는, 판단력의 상실 상태에 우리는 빠져 있는 것 같다. 이럴 때에는 남의 눈, 남의 판단에 기댈 수 밖에 없다.
우리가 어떤 분야에서 아무리 최고라고 으시대더라도 세계가 인정하지 않을 때, 또는 다른 나라에서는 별 문젯거리가 되지 않을 일을 두고 온 사회가 들끓는 모습을 보며 스스로를 자책할 때 우리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고 만다. 내가 보는 눈과 남이 보는 눈이 다를 경우 대개는 제3자의 눈이 더 정확하다.
우리나라는 불과 1년 남짓 전에 월드컵 축구 4강에 올라 세계를 뒤흔든 바 있다. 그야말로 국민 누구나 영원히 잊지 못할 ‘대~한민국’이었다. 그렇지만 한국의 축구 실력이 세계 4위라고는 누구도 인정하지 않는다.
우리는 한때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를 넘으면서 선진국 문턱에 들어섰다며 기고만장하던 적이 있었지만, 이런 자만심은 급기야 금융 위기라는 쓰라린 좌절을 맛보게도 했다. 그 위기를 세계 국가 가운데 최단기간에 극복했다며 잠시 숨겨뒀던 ‘샴페인’을 다시 꺼내면서 우리의 생활수준이 선진국 대열에 올라선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이른바 ‘명품’ 소비 수준은 이미 선진국을 능가하는 정도 아닌가.
무역과 경제규모 10위 안팎의 나라, 그렇지만 국민소득 1만달러 언저리에서 아직도 맴돌고 있는 나라. 지난 금융 위기 시절보다 더 어렵다는 경기침체에 청년실업과 원정출산, 이민열풍이 불고, 산적한 국정과제의 해결보다는 여기저기 다툼만 벌이고 있는 나라, 그렇지만 골프, 야구 등 각종 스포츠에서 세계를 놀라게 하고, 어린 학생들이 과학올림피아드에서 발군의 성적을 보이고 있는 나라 아닌가. 이렇듯 우리는 아직도 극도의 자신감과 자책감, 또는 상당한 우월감과 열등감, 그러니까 낙관과 비관이 교차하는 이중적 구조 속에 살고 있다. 이런 우리를 제3자의 눈으로 보면 어떤가. 유엔개발계획(UNDP)의 눈으로 보면 우리의 삶의 질은 이웃 홍콩, 싱가포르보다 뒤진 30위이다. 국제투명성기구(TI)가 지난해 8월 발표한 부패지수는 102개 중 40위였다.
과학기술 수준에 대한 남의 눈은 어느 정도일까.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에 의하면, 2002년도 한국의 과학경쟁력은 10위, 기술경쟁력은 19위이다.
남의 눈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겠지만, 우리에겐 아직 갈길이 멀고 우리가 의지할 곳은 결국 과학기술일 수 밖에 없다. 과학기술 경쟁력을 높여야 낙관이든 비관이든 제대로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될 것이다. 어느 제3자가 ‘국가 총평가 지수’를 개발해 평가한다면 우리나라는 과연 몇 번째나 될까.
김정덕 한국과학재단 이사장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남의 눈, 남의 판단으로 하더라도 ... 우리가 의지할 곳은 과학 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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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관과 비관이 뒤섞인 나라
[속보, IT] 2003년 10월 07일 (화) 19:21
[한겨레] 우리가 의지할 곳은 과학뿐 우리는 지금 잘 사는 걸까 못사는 걸까, 잘 산다면 얼마나 잘 살고, 못산다면 얼마나 못사는 것일까, 도무지 판단이 서지를 않는다. 내가 나의 형편과 위상을 제대로 자각하지 못하는, 판단력의 상실 상태에 우리는 빠져 있는 것 같다. 이럴 때에는 남의 눈, 남의 판단에 기댈 수 밖에 없다.
우리가 어떤 분야에서 아무리 최고라고 으시대더라도 세계가 인정하지 않을 때, 또는 다른 나라에서는 별 문젯거리가 되지 않을 일을 두고 온 사회가 들끓는 모습을 보며 스스로를 자책할 때 우리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고 만다. 내가 보는 눈과 남이 보는 눈이 다를 경우 대개는 제3자의 눈이 더 정확하다.
우리나라는 불과 1년 남짓 전에 월드컵 축구 4강에 올라 세계를 뒤흔든 바 있다. 그야말로 국민 누구나 영원히 잊지 못할 ‘대~한민국’이었다. 그렇지만 한국의 축구 실력이 세계 4위라고는 누구도 인정하지 않는다.
우리는 한때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를 넘으면서 선진국 문턱에 들어섰다며 기고만장하던 적이 있었지만, 이런 자만심은 급기야 금융 위기라는 쓰라린 좌절을 맛보게도 했다. 그 위기를 세계 국가 가운데 최단기간에 극복했다며 잠시 숨겨뒀던 ‘샴페인’을 다시 꺼내면서 우리의 생활수준이 선진국 대열에 올라선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이른바 ‘명품’ 소비 수준은 이미 선진국을 능가하는 정도 아닌가.
무역과 경제규모 10위 안팎의 나라, 그렇지만 국민소득 1만달러 언저리에서 아직도 맴돌고 있는 나라. 지난 금융 위기 시절보다 더 어렵다는 경기침체에 청년실업과 원정출산, 이민열풍이 불고, 산적한 국정과제의 해결보다는 여기저기 다툼만 벌이고 있는 나라, 그렇지만 골프, 야구 등 각종 스포츠에서 세계를 놀라게 하고, 어린 학생들이 과학올림피아드에서 발군의 성적을 보이고 있는 나라 아닌가. 이렇듯 우리는 아직도 극도의 자신감과 자책감, 또는 상당한 우월감과 열등감, 그러니까 낙관과 비관이 교차하는 이중적 구조 속에 살고 있다. 이런 우리를 제3자의 눈으로 보면 어떤가. 유엔개발계획(UNDP)의 눈으로 보면 우리의 삶의 질은 이웃 홍콩, 싱가포르보다 뒤진 30위이다. 국제투명성기구(TI)가 지난해 8월 발표한 부패지수는 102개 중 40위였다.
과학기술 수준에 대한 남의 눈은 어느 정도일까.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에 의하면, 2002년도 한국의 과학경쟁력은 10위, 기술경쟁력은 19위이다.
남의 눈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겠지만, 우리에겐 아직 갈길이 멀고 우리가 의지할 곳은 결국 과학기술일 수 밖에 없다. 과학기술 경쟁력을 높여야 낙관이든 비관이든 제대로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될 것이다. 어느 제3자가 ‘국가 총평가 지수’를 개발해 평가한다면 우리나라는 과연 몇 번째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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