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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엔지니어링 산업 中ㆍ선진국에 갈수록 밀려
세계 엔지니어링 산업은 매년 20~30%씩 급성장 하는데…

대규모 국책사업이었던 인천국제공항 건설사업. 기본설계는 미국 벡텔, 여객터미널 설계는 미국 팬트라스가 수행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공항 건설 관련 엔지니어링 사업비는 약 2886억원. 이 중 35%는 이렇게 외국 기업이 수주해서 진행됐다.

엔지니어링이란 사업과 시설물에 관한 연구부터 기획, 설계, 구매 조달, 시험, 조사, 감리, 시운전, 유지 보수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분야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식서비스 산업이다.

흔히 건축 분야를 떠올리지만 엔지니어링 산업은 광범위한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엔지니어링 서비스업은 기계 선박 항공우주 금속 전기전자 통신정보처리 화학 광업 건설 섬유 환경 농림 해양수산 산업관리 응용이학 등 15개 분야로 분류된다.

미국 건설전문지 ENR(Engineering News Record)에 따르면 세계 엔지니어링 시장은 2003년 이후 매년 20~30%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2006년 기준 331억달러인 세계 엔지니어링 시장은 10년 뒤인 2018년에는 1400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우리나라 위상은 매우 초라하다. 국내 시장은 5조원을 넘어섰지만 우리나라 국외 수주는 2004년 3255억원에서 2년 뒤 1748억원으로 줄었다. 플랜트ㆍ건설 분야 국외 수주는 크게 늘고 있지만 엔지니어링 분야는 몇 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노동집약 분야는 중국 등 개도국에 잠식당하고, 고부가가치 분야는 선진국과의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엔지니어링 시장은 2003년 이후 매년 20~30% 성장해 2006년 331억달러에서 2018년에는 1400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대우엔지니어링이 참여해 건설한 대만의 소각로 설비.
우리나라는 실시설계와 시공설계는 선진국 대비 70% 수준이고, 계획과 타당성 분석, 시스템 엔지니어링 부문 등 기초 분야 기술은 60%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한국엔지니어링진흥협회에 따르면 국내 엔지니어링 업계는 3900여 개 회사에 10만여 명이 종사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규모가 영세해 산업 구조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편이다. ENR가 집계한 세계 200대 엔지니어링 업체 중 국내 기업은 SK건설(20위) 현대엔지니어링(73위) 한국전력기술(152위) 대우엔지니어링(178위) 4개뿐이다.

엔지니어링 산업의 부가가치 유발효과를 고려할 때 이 분야를 적극 육성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제조업ㆍ건설업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각각 0.696, 0.840임에 비해 엔지니어링은 0.961로 매우 높은 편이다. 세계 상위 엔지니어링 업체 대부분을 선진국 업체가 차지하는 것을 봐도 산업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엔지니어링이 그만큼 지식서비스 전형이자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의미다.

한국엔지니어링진흥협회는 "통상적으로 엔지니어링은 (건설)공사비에서 5~10%를 차지하는데 국외 시장 매출액 증가는 전방산업 성장을 선도하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엔지니어링이 건설 플랜트 정보통신 등 다른 산업에 비해 부수적인 것으로 그 중요성과 역할이 비교적 낮게 평가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선진국에서는 사업 기획과 타당성 조사, 기본적인 틀을 짜는 중요한 일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 일본 등에서는 엔지니어링 기업의 활동 영역이 기존 EC(엔지니어링ㆍ시공)에서 더 나아가 EPC(엔지니어링ㆍ조달ㆍ시공)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는 개도국 발주 형태가 계약자 금융을 요구하는 추세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엔지니어링업체 간 인수ㆍ합병(M&A) 바람도 주목해야 한다.

순수 설계전문 기업인 인터내셔널테크놀로지는 종합건설업체인 ICF카이저의 환경사업 부문을 인수했다. 또 프루얼 다니엘은 마셀컨스트럭터(특수 전문건설) 등 8개사를 M&A했다.

박용찬 인터젠컨설팅 대표는 "엔지니어링 산업을 전략적으로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할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박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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